바퀴벌레의 과학적인 특징
3억 5천만 년 동안 혈통을 이어온 바퀴와 고작 100만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인간의 쫓고 쫓기는 혈투가 한창이다.
그러나 지금의 형국은 바퀴의 공격에 속수무책인 셈이다.
지구 탄생 이후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생명체인 바퀴의 끈질긴 생명력을
얕잡아 보고 덤빈 예견된 패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퀴를 몰아내기 위한 방법은 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란 말처럼 바퀴의 습성을 알면 그 해답이 보인다.
자 이제 바퀴와의 결별을 해보자
바퀴의 습성을 아는 것은 바퀴제거의 첫 번째 필요조건이다. 제 아무리 좋은 살충제라도 적을 모르고 무작정 발포하면 허공에 대고 대포를 쏘는 격이 돼버린다. 제대로 죽이기 위해 적의 동태를 파악하자.
참고사항 :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바퀴벌레는 표준어인 ‘바퀴’로, 바퀴벌레 종류 중 일명 독일바퀴로 알려진 바퀴는 ‘바퀴(B.g)’로 표기한다.
바퀴는 번데기가 없다
일반적으로 곤충은 알, 유충, 번데기, 성충의 4단계로 성장한다. 그러나 바퀴는 번데기 단계가 없고 유충에서 곧바로 어른, 즉 성충이 된다. 이러한 바퀴의 유충을 자충이라고 부른다.
바퀴의 자충은 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성충이 될 때까지 여섯 번에서 열두 번 정도 껍질을 벗는다. 놀랄만한 사실은 자충 시기에 다리나 더듬이를 잃어버려도 탈피를 할 때 잃어버린 부분이 새롭게 생긴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터미네이터다.
가끔 주위에서 봤다는 흰색 바퀴는 탈피한 지 몇 시간 되지 않은 어린 새끼로 착색이 되지 않은 상태다. 외피도 굳기 전이어서 외부에 가장 약하게 노출되는 때이다. 이들은 공기에 노출된 지 몇 시간이 지나면 점점 짙은 색으로 변하면서 원래의 색깔이 나타나고 외피도 굳어진다.
그러나 바퀴는 이 같은 놀라운 변신술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허점을 갖고 있다. 바로 자충과 성충의 모습과 생태가 비슷하고 같은 곳에 모여 산다는 점이다. 파리나 모기가 알을 낳는 곳과 사는 곳이 달라 한꺼번에 몰살시킬 수 없는 것과는 달리 바퀴는 애, 어른 할 것 없이 한번에 쉽게 저승으로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사람으로서는 비교적 쉽게 집안에서 쫓아내 버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나 어른 맞아?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의 성장기간이 퍽 길어서 바퀴(B.g)는 1개월에서 3개월, 먹바퀴와 이질바퀴 등은 1년 가까이 걸린다. 이것은 모기나 파리가 각각 10일∼14일인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긴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긴 성장기간도 바퀴를 퇴출시키는 데는 여지없이 좋은 조건이다. 이유는 한번 전멸시켜 버리면 바퀴들이 원상회복하는 데 최소 1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 파리나 모기가 유충의 성장속도를 감안해 7일∼10일마다 한 번씩 소탕작전을 벌여야 하는 것과는 달리 1년에 한번 씩이면 족한 셈이다. 외부에서 침입하는 놈들을 감안하더라도 1년에 2∼3회 정도 아주 효과적인 방법으로 바퀴를 없앨 수만 있다면 횟수에는 상관없는 셈이다. 어찌 보면 바퀴가 사람의 수고를 덜어준다고도 볼 수 있다.
나홀로 임신
1.더듬이로 접촉한다
2.수컷은 날개를 올린다
3.암컷은 수컷의 등에 있는 분비물을 핥아 먹는다.
4.수컷은 배 끝을 위로 올려서 암컷의 생식기를 잡는다
5.배끝으로 교미 한다
바퀴는 평생 동안 여러 번 교미하지만 단 한번의 교미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수정란 덩어리를 생산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컷 없이 생식이 가능한 처녀생식까지도 할 수 있으며 이렇게 생긴 알은 모두 암컷이다.
바퀴를 없애려면 이것만은 꼭 기억해 두자. 바퀴 한 마리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주머니 한 개를 발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알주머니 한 개 속에서는 16마리에서 40마리 가량의 자충들이 부화하기 때문이다. 씨부터 잘라버리자는 얘기다.
알주머니 속의 알은 성장해 자충으로 자란 후 주머니에서 나올 때를 기다리고 있다. 바퀴(B.g)는 알주머니 속의 자충들이 세상구경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암컷의 배 끝에 알주머니를 달고 다닌다. 반면 이질바퀴나 먹바퀴는 알주머니가 생기기 무섭게 자기 몸에서 떨어뜨려 버린다. 자식이 싫은가 보다.
날 잡아봐
예민한 감각에 의한 빠른 스타트와 튼튼한 다리에서 나오는 놀랄만한 스피드. 한때 전세계 육상계의 왕자 칼 루이스와 필적할 만하다. 곤충세계의 달리기 챔피언인가 보다. 때문에 도망가는 바퀴를 잡는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다. 벌레 잡기의 명수로 자신만만해 하는 두꺼비도 바퀴를 잡을 확률은 고작 45%에 불과하다.
바퀴가 이렇게 빠를 수 있는 것은 반사작용을 할 수 있는 중추신경이 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여섯 개의 다리와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 뇌를 거쳐 판단을 내릴 겨를도 없이 도망갈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날개는 겉으로 보기엔 훌륭해 보이지만 대부분이 폼으로 갖고 있는 셈이다. 많은 날을 집안에서 생활해 퇴화했으며 이질바퀴 정도만이 오차선 넓이의 도로를 날 뿐이다. 그러나 그것도 아주 가끔. 바퀴는 올빼미다
바퀴가 주로 밤에 활동하고 낮에는 구석에서 숨어 지낸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생활습관은 낮과 밤이라는 시간에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빛의 밝기, 즉 조도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반지하나 지하에 위치한 가정에서 낮에도 어렵지 않게 바퀴를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밤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좋아한다는 얘기다.
그럼 바퀴는 언제 자신의 집에서 나와 '먹이 찾아 삼만 리'를 떠날까.
바퀴는 어둠이 시작되기 직전에 활동을 서서히 시작해서 어둠이 시작된 지 2∼3시간 동안 가장 활발히 돌아다닌다. 이때 살충제를 뿌리면 효과만점이다.
그 이후부터는 천천히 집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어둠이 시작된 지 6시간부터는 활동이 매우 적다.
또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 지 5시간이 지나면 하루 중 가장 활동량이 적어 1∼2시간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단체생활 체질
서랍의 구석진 곳이나 싱크대 아래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무리 지어 있는 바퀴를 보고 한번 쯤은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바퀴는 한 곳에 모여 살기를 좋아한다. 특히 모이는 곳이 일정하고 한 곳에 장시간 머문다.
이에 따라 바퀴가 어디에 모여 있는지 알기만 하면 적은 양의 살충제로 많은 바퀴를 없앨 수 있다. 어디에 있을까.
바퀴의 앞모습
더듬이
긴 채찍형으로 양 눈 사이의 아래에 붙어 있다.
보통 몸길이보다 길며 대부분 100절 이상의 많은 짧은 마디로 이우어져 있다. 대부분의 감각, 특히 소리나 물건의 움직임을 공기의 흐름으로 감지해 느낀다.
머리
작은 역삼각형, 비교적 납작하고 앞다리 밑으로 숙인 자세를 하고 있다. 겹눈과 홑눈을 가지고 있는데 겹눈은 큰 편이고 홑눈은 한 쌍이다.
앞가슴등판
크고 둥근 편이고 머리 위를 덮고 있다.
다리
모두 세 쌍으로 가는 편이지만 잘 발달되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다리는 모두 5마디로 구분되며 맨끝 발목마디에 2개의 발톱이 붙어 있다.
바퀴의 신경계는 뇌를 거치지 않고 반사작용을 할 수 있는 중추신경이 여섯 개의 다리와 직접 연결돼 있다. 때문에 위험을 감지하는 즉시 뇌를 거쳐서 판단할 겨를도 없이 도망갈 수 있다.
심지어 주위 사람들이 말하거나 발을 옮길 때와 같은 변화에도 재빨리 다리부터 움직여 도망간다.
날개
두 쌍으로 모두 잘 발달되어 있지만 외국 종에는 날개가 없는 것도 있다. 앞 날개는 비교적 단단하고 길어서 앞가슴을 제외한 가슴부위와 복부 등판을 모두 덮는다.
뒷날개는 앞날개보다 짧지만 폭이 넓어 뒷부분이 접혀 있다. 바퀴는 날 수 있지만 날지 않고 다리를 이용해 빨리 움직인다.
미모
배끝 양쪽에 있으며 뒤쪽의 상황을 앙아내 위험에 대처하는 데 사용된다. 200 여개의 부드러운 털이 주위의 환경을 감지해 적이 왔다는 것을 알아채고 잽싸게 도망가는 것이다. 때문에 벌레잡이의 명수인 두꺼비도 바퀴를 잡을 확률이 고작 45%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것을 잘라버리면 바퀴가 도망가는 비율은 7%대로 뚝 떨어진다. 모양이나 마디수가 종류에 따라 달라서 종 분류에도 이용된다.
바퀴의 뒷모습
입
씹는 형(저작형)으로 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거나 핥을 수도 있다. 큰 턱은 강하게 발달되어 있고 날카로운 이빨이 나 있다.
배판
배 표면의 위 아래를 덮고 있다. 크기가 충분하고 탄력이 있어 필요에 따라 배의 크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배
가슴에 비해 넓고 크다. 수컷은 비교적 납작하고 날씬하며 복부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암컷은 통통한 편이고 배 밑이 둥글다.
알주머니
알주머니가 있는 곳. 바퀴(B.g)만이 주머니를 달고 다닐 뿐 나머지 바퀴는 모두 생기는 대로 은밀한 곳에 떨어뜨린다.
살충제에 강해 알주머니가 살충제에 접촉돼도 그 속의 알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보호막이 튼튼하다.
알주머니 안에는 알들이 호흡을 할 수 있는 공기가 채워져 있으며 몇 주동안 살 수 있도록 주머니 위에 작은 숨구멍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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